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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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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브이 포 벤데타/ Alan Moore 지음; David lloyd 그림; 정지욱 옮김.
개인저자Moore, alan,1953-
Lloyd, david
정지욱
발행사항서울: 시공사, 2010.
형태사항288 p.: 채색삽도; 26 cm.
원서명V for vendetta
ISBN9788952753922
일반주제명Graphic novels
분류기호741.5
언어한국어
표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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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서평
자립에서 시작되는 혁명성 [ 000000201230570 | 2018.11.30 ] 3 | 추천 (0)  댓글달기

 브이 포 벤데타는 좋아했던 영화 중 하나였다. 영화가 워낙 유명해 당시에는 몰랐지만, 작품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V for vendetta 라는 제목 그대로 브이라는 주인공의 복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서술된다. 브이 포 벤데타는 1984의 오마쥬라는 평이 지배적인데, 전체주의와 통제사회 속에서 말살되는 개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화만을 감상한다면, 그러한 해석이 일리가 있다. 하지만, 만화의 경우 이 작품은 단순한 전체주의나 파시즘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브이 보다 나약하고 수동적인 여성들이 텍스트의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서사이다. 그녀들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내밀한 심리를 묘사하는 장면과 실제 역사의 인물들을 잠깐, 등장시키면서 한 켜 아래 ‘자립’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만화와 영화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립’이라는 주제를 말하고자 하는 원작의 저자의 진심은 작품 내 곳곳에 숨겨져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다룸으로써, 브이 포 벤데타라는 만화를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한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3파트로 나뉜다. Book one, ‘지배 뒤의 유럽’, Book two, ‘이 잔혹한 캬바레’, Book three, ‘마음대로 하는 나라’ 첫 번째 파트에서 이 책의 캐릭터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보여준다. 두 번째 파트는 주변 캐릭터들을 더 자세하게 보여주고, 내용은 이비 해몬드라는 캐릭터에 집중한다. 마지막에서는 작가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클라이맥스를 위해서 이 모든 부분들을 다 합쳐진다. 브이 포 벤데타는 앨런 무어와 데이비드 로이드 라는 2명의 공동저자를 두고 있다. 책 가장 앞부분에 데이비드 로이드의 이러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나는 집에 가는 길에 선술집에 들러 기네스 한 잔을 시켰다. (···중략) 바텐더의 부인이 와서 간간히 이어지는 손님들의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에는 뻔뻔하지만 매력적이고 명랑한 스포츠 인산들이 출연해 다른 스포츠 인사들, 대부분 자신들만큼이나 뻔뻔하지만 매력적이고 명랑한 이들에 대한 퀴즈를 풀어야 하는 간단한 패널 퀴즈쇼가 시작했다. 퀴즈쇼 다음에 9시 뉴스가 이어졌다. 최소한 30초 동안은 그랬다. 텔레비전이 꺼지고 뻔뻔하지만 매력적이고 명랑한 팝 음악이 그것을 대신하기 전까지.  나는 그에게 왜 뉴스를 꺼 버렸는지 진지하게 물었다. (···중략)  “저한테 묻지 마세요, 마누라가 껐어요.”라고 뻔뻔하지만 매력적이고 명랑한 말투로 답했다. (···중략) <브이 포 벤데타> 역시 뻔뻔하지만 매력적이고 명랑한 캐릭터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이 만화는 뉴스를 꺼 버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만화다.

 저자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만화는 정치적이고, 사회 참여를 촉구하는 성격이 강한 만화임을 알 수 있다. 필자도 정치적 성향이 짙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다. 어떤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반영된 작품이 좋다, 나쁘다는 말하기에 앞서, 다시금 말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정치나 이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80년대 초 이른바 신 자유주의를 밀어부친 마가릿 대처 정부(1979년부터 1990년까지 집권)에 대해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외국인 추방 등을 주장하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득세하는 영국의 상황이 '브이 포 벤데타'의 아이디어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디어가 등장한 어떤 계기였을 뿐,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립’하는 인간이 키워드라는 것이다. 등장인물을 통해서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1) 진심 - 각색에서 왜곡된 원작의 진심

이 작품 속의 인물들을 주동인물 4명, 반동인물 4명으로 압축시켰다. 그 기준은 클라이막스로 향하는 Book three까지 살아남아 서사를 이끌어가는 인물들로 간추렸다. 이 8명의 인물들의 극명한 대비에는 분명 저자의 숨은 의도가 있으며, 이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작품의 진정성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주동인물의 경우 모두 약자에서 강자로 변모한다. 브이는 생체실험 수용소의 피실험자에서 혁명을 이끌어내는 영웅이 된다. 영화는 브이의 영웅적 면모를 더욱 극대화 시킨다.

독재자를 암살시키는 인물

(독재 세력들을 모두 암살하고, 그 군인들까지 모두 혼자 상대하는 브이)

 브이는 모든 독재 세력들을 혼자의 힘으로 암살하며, 그들을 추종하는 군인들까지 무찌른다. 자칫하면 불가능할 뻔했던 혁명의 불씨를 살려내는 것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브이다. 하지만, 원작에서 독재자를 암살하는 것은 브이가 아닌, 로즈메리 아몬드라는 여성이다. 영화 속에서는 아예 생략된 인물이지만, 사실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여성이다. 하지만 정신적,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에 자신의 남편을 필요악과 같은 존재로 여긴다. 브이를 추적하다가 갑작스럽게 남편이 죽자, 그녀는 여러 남성들을 전전하며, 자신을 책임져줄 남자를 찾는다. 그렇게 스쳐 지나간 몇몇의 남성들을 죽거나, 자신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 그녀는 마지막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산 총으로 독재자의 퍼레이드 행렬에 나타나 그를 암살한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혁명이라는 것은 영웅적인 인물이 아니라, 사실은 굉장히 나약했던 한 개인이 자립하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수동적이고 나약한 여성 로즈메리의 내면묘사, 자립하지 못하는 의존적인 인물의 비참함)

데릭, 당신은 쓸모 없었죠. 그리고 죽었어요. 그게 다에요. 당신은 죽었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 발가벗겨 놓았죠.
. (···중략) 옆집의 라나 부인은
전쟁동안 우리에게 음식을 나눠주었죠. 그들이 그녀와 아이들을 밴에 태워갈때,
우리는 막지 않았어요. 난 매일 밤 약탈이 벌어지고, 총소리가 들리고,
빌딩들이 불타며, 폭동이 일어나는 지역을 혼자 걸어 집으로 돌아가요
당신은 죽었고 난 짐승처럼 꿇어앉아 내 뒷다리와 엉덩이를 세상에 바치고 있죠.

 

난 두려워 잠을 못자고, 우느라 잠을 못자고, 증오하고.
‘ 내게 이런 짓을 한 게 누구지?’ 하는 생각을 하느라 잠을 못 자요.
정의를 원하느라 잠을 못 자요. 그 불공평함을 세상이 다 알았으면 해서
잠을 못 자요. 내 베게 밑의 총 때문에 잠을 못 자요.          – 본문 205p

 

브이와 이브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복수에만 집착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브이를 동일시하는 장면)

(영화 속의 브이 죽음에서, 이비를 사랑했다고 고백한다.)


영화 속에서 이비는 20대 중, 후반의 여성으로 등장하고 있다. 둘의 사랑 역시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원작에서 이비는 16세의 고아의 소녀이다. 원작에서 브이의 죽음 장면은 둘의 로맨스를 표현할 정도의 가벼운 장면이 결코 아니다. 브이의 죽음은 만화 속에서 핵심적인 몇 장면 중 하나이다. 브이가 죽은 후, 이비는 그의 가면을 벗긴다. 그 브이의 얼굴에서 죽은 자신의 아버지, 애인, 깨달음을 얻기 전의 나약한 자신을 본다. 처음에는 브이의 죽음을 부정하며, 믿지 않으려 했다. 이비의 적은 단순히 독재정부가 아니다. 브이 또한 깨부숴야 할 존재인 것이다. 원작의 경우 철저하게 이비의 독백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저자는 브이와 이비의 사랑 따위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의 진심은 둘의 사랑 따위가 아니다.  애초의 둘의 사랑을 다루고 싶은 마음이 저자에게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영화로 각색되면서 둘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이 죽음을 앞두고 사랑을 고백하는 진부한 로맨스로 본래의 의도가 흐려져버렸다. 데미안의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표현처럼, 브이는 이비에게 파괴해야 할 세계다. 아나키스트, 무정부주의를 상징하는 A의 모양을 뒤집어 V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무정부주의라는 개념을 정치에 국한시킨다. 저자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다. 남편에게 의존하는 로즈메리, 브이에게 의존하는 이비도 잘못됐다는 것이다. 개인의 삶에는 당사자 이외에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거나 지배돼선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진짜 이야기다. 저자에게 무정부주의란 배움에서도, 가정에서도, 마지막으로 국가에서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철저하게 고독하고, 지독하게 홀로 사색해야 한다. 철저하게 세상에게 버려진 상태에서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것을 깨달으라고 이 작품은 계속해서 외치고 있다. 그 어떤 것도 개인의 자립에 도움을 줄 뿐, 대신할 수 없다. 이 진정성을 표현된 다른 지점들을 살펴보자.  

 

로즈메리 아몬드 vs 헬레 하이어
 브이 포 벤데타에는 2명의 실제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는데, 첫 번째가 가이 포크스이며, 두 번재가 에바 페론이다. 영화는 가이 포크스만 다루고 있고, 에바 페론은 누락되어 있다. 브이가 쓰고 있는 가면의 인물이 가이 포크스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영국 웨스트민스터 궁전을 폭파하려던 화약음모사건에 가담한 사람 가운데 가장 유명했던 인물이다. 그는 작품 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사실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인물은 그가 아니라, 에바 페론이다. 에바 페론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는 생략된 캐릭터인 헬렌 하이어라는 인물을 통해서 잠깐 소개된다. 아주 잠깐 언급될 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해도 작품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쉽게 스쳐갈 수 있는 내용처럼 느껴지지만, 이 만화가 ‘자립’이라는 주제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숨겨진 힌트이다. 헬렌 하이어는 로즈메리 아몬드와 대비되는 인물이다. 두 여성은 모두 남성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다. 로즈메리는 남편이 죽고 여러 남자를 전전하면서 자신을 책임져줄 남자를 찾았다.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비록 난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야.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비록 그들은 날 죽이겠지만
만약 하지 않는다면 내 목숨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야.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당신의 비전 위에
많은 인생들이 버려졌고,
그 인생들은 우리가 가진
전부였기 때문이야.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당신이 우리에게 한 짓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야.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역사는 내 다리를 움직이고 있고,
아무것도 날 멈출 수 없기때문이야.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당신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우리를 지옥으로 끌고 갔고,
이제 우리가 가진 유일한 희망은
더 강력한 리더이기 때문이야.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나 거의 다 왔기 때문에,
그리고 모두들 “ 저 여자는 분명 중요한 사람이야.” 생각할 테지만,
실제로 난 그렇지 않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렇게 되겠지…

 

그래 왜냐고 묻는다면,
내겐 인생이 있었기 때문이야.
세계가, 가정이, 그리고
난 그것들을 소중히 여겼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 로즈메리의 독백 234P

(에바 페론을 동경하는 헬렌 하이어) 

(독재자를 암살하는 로즈메리 아몬드의 비장한 얼굴)

 

 헬렌 하이어는 권력을 가진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면서 그들로 하여금 권력을 획득하고자 한다. 홀로 서기에 성공한 로즈 메리는 독재자를 암살함으로써,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암시가 등장한다. 하지만, 헬렌 하이어는 작품의 마지막까지 권력을 가진 남성들에게 의존하며 또 다른 권력자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혁명이 도래 한 후, 거리의 부랑자들에게 성적 유린을 당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로써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할 것이다. 무엇인가에 의존하려는 자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지만, 홀로 서기를 하는 이들이야 말로 영웅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 말이다. 잠깐 언급하고 넘어간 에바 페론이라는 인물은 헬렌 하이어가 어떤 삶을 원하고 있으며, 그녀가 어떤 최후를 맞이할 것인지를 암시해주는 장치이다. 가이 포크스는 아나키즘을 상징하는 인물로 오늘날 사용되기에 등장시켰지만, 그 속에 작가의 어떤 의도는 담겨있지 않다. 단지 아나키즘이라는 이념을 상징하기 좋은 도구이기에 차용했을 뿐이다. 하지만, 에바 페론은 다르다. 그녀를 작품 속에 끌어들인 것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었고, 자신의 이야기 숨겨놓을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이기에 차용한 것이다.

 에바 페론은 시골 빈민층의 사생아로 태어난 여성이다. 삼류배우였던 그녀는 여러 남자의 품을 전전하며, 자신의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해갔고, 당시 노동부 장관이었던 후안 페론을 만난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안 페론 그리고 에바페론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포퓰리즘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람들로 평가되고 있다. 수많은 개혁들은 대중의 인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 나라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후안 페론 정권은 겉으로는 노동자와 약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는 기만의 정권이었다. 군부를 중심으로 한 독재 속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에바 페론은 아르헨티나 전역을 다니며 복지사업과 봉사활동을 벌이며, 성녀를 자처했지만, 실제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 에바 페론은 34세의 젊은 나이에 척수 백혈병과 자궁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즉 헬렌 하이어는 여러 남자의 품을 전전하며 권력을 획득하기를 원하는 인물이며, 그녀는 결국 젊은 나이에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운명임을 암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나머지 인물들의 경우, 핀치는 독재 권력에 의지하던 인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기다리는 인물로 표현된다. 영화 속에서는 단순히 브이를 추격하는 인물로 묘사되지만, 만화 속의 그의 내밀한 심리 묘사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브이가 투약받았던 마약류를 복용하면서 까지 그를 추격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유와 인생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장면들을 통하여 그 정부가 잘 못 되었음을 깨닫는다. 또한 어두운 시대 속에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기다리는 인물임을 한 컷으로 묘사하고 있다.  끝으로 나머지 인물인 아담, 알리, 콘래드의 경우는 어떤 미학적 힘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아니기에 과제에 담지는 않았다. 하지만, 권력, 돈, 아내에게 집착하고 의지하고 했던 그들의 최후 역시 비참했다. 간단히 도식화 하면 다음과 같다.

 

<주동인물>

브이 – 라크힐 수용소의 피실험자                                → 죽음과 혁명

이비 – 16세의 고아                                      → 제 2의 브이

핀치 – 독재정부의 경찰                                            → 새로운 시대의 인물

로즈 – 가정폭행을 당하던 여성                       → 독재자 암살

 

<반동인물>

아담 – 독재자 (모니터와 권력에 집착·의지)                    → 암살

알리 – 지역 갱단의 우두머리 (돈)                                → 암살

헬렌 – 고위 관료의 아내 (권력을 가진 남자들)    → 성적유린

콘래드 – 고위 관료 (똑똑하고 아름다운 아내)     → 죽음

 

(2) 진짜

 이 작품은 1984와 비슷한 설정으로 인해, 키취가 아닌가라는 오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물과 관련한 설명을 통해, 배경의 설정만 비슷할 뿐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8명의 등장인물들의 대비를 통해 ‘자립’이라는 진심을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브이 포 벤데타 라는 작품만의 독자적인 주제와 세계관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또한 명품이 아닌 정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 근거로 2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로,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중예술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자립’이라는 주제를 위해 입체적인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을 다양화하고 있다. 공감에 성공한다면, 독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문제들 또한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자신의 내면에 나쁜 점들을 분리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분명 삶에 어떠한 쓰임새가 있는 예술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이 작품은 고전인 1984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지 않다. 1984는 유명한 고전이다. 이런 유명한 고전과 비슷한 설정은 분명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한다. 그러나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단순히 만화라는 손쉬운 접근법을 이용하여 많은 독자들이 보도록 만든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브이 포 벤데타는 뭔가 있어 보이는 작품인 척하는 명품틱한 작품이 아니다. 그에 대한 근거는 (1) 진심 부분에서 등장인물을 통하여 설명했다. 다음으로, 이 작품의 완성도의 높이는 장면들, 즉 미적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2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분노하는 시민들의 얼굴색  (분노와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모습을 노란색으로 표현)

② 무너지는 도미노  (겉잡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도미노로 표현)

 이 작품은 작은 시발점으로 퍼져가는 시민들의 분노를 미적 영역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  “침묵하는 대다수에 의존하는 걸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요함은 부서지기 쉬운 법이니까. 한번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그 고요함은 사라지지.” 라는 브이의 대사가 있다. 이 작품에서는 점차 커져가는 시민들의 감정, 분노들을 색깔과 도미노를 통해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영화의 경우, 도미노 장면을 더 잘 표현하고 있다. 브이가 도미노를 쌓으면서 영화 속의 핵심적인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그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도미노가 영상으로 표현되며 혁명의 당위성을 부여한다.
 

(3) 진리의 장면- 생명

 거듭 해서 말하고 있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전체주의와 아나키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의 진심은 ‘자립’이다. 이 작품은 온 생명에 이 진리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 장면을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브이는 이비에게 자신의 아지트에서 브이는 마술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장면 이후에는 마술에 대한 별다른 해석이나 이야기 없이 쓱 지나가는 장면인다. 내가 주목한 브이의 대사는 좀 더 깊은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다시 돌려 놓으라고요? 그런데 만일 토끼가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 만족하고 있다면요?
우리에게 토끼를 방해할 권리가 있을까요?”

이비는 분명 앞서 등장인물 설명에서도 알 수 있는 듯, 그녀는 전체 사회에서 작은 약자에 불과하다. 그런 그녀가 토끼에게 철장이 되고 있다. 독재라는 체제 속에서 억압받는 시민들만이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약자라고 생각했던 이들 조차도 누군가를 억압하는 철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어떠한 이유에서도 그들을 방해할 권리는 없으며, 늘 자신이 그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을 장면에 담아 표현하고 있다. 현실은 비참하고 어둡지만, 진실은 강한 개개인으로 자립해야 할 것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통제하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분명 어두운 현실에 북극성을 띄우고 있는 진정성이 담긴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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